H2O 밴드

70넘은 지금도 완전 철들지 않았는데 그때는 오죽했겠는가.

집에 때거리 없는 것도 모르고 졸라 대는 철부지 딸을 화 한번 내신 적도 없고 큰 소리 한번 치신 적 없이 무조건 다 들어 주셨다.

나는 음악에는 잡식이라 동요, 가곡, 클래식, 트로트, 가요, 포크송, 칸츄리송, 재즈, 판소리 국악, 시조, 디스코, 솔, 찬송가, 그레고리안 성가, 찬불가, 라틴음악 숨차서 더 못 적겠다.

모든 음악을 다 좋아하는 내가 그 중 하드롹을 제일 좋아 했다.

레드 제플린, 딥 퍼플, 야드버즈, 레인보우, 지미 헨드릭스, 블랙 사바스들을 좋아 했고 그중 딥 퍼플의 하이웨이 스타 등 앞에 열거한 그룹들 노래를 기둥뿌리가 들썩들썩 할 정도로 시끄럽게 틀어 놓고 바로 옆방이 아버지 방 인데 아버지께서는 그 소리를 오랫동안 끝까지 다 들으시면서 지내셨는데 한번도 시끄럽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.

나의 아버지.

그냥 평범한 아버지가 아니시기 때문에 내가 아버지를 향한 감사와 은혜는 우주보다 크다.

롹그룹 H2O의 리드싱어 김준원이 가까운 동생이다.

얼마 전 준원이가 함양 집에 왔을 때 준원이에게 

"내가 돈 많아져서 너에게 꼭 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. 예전에 TV에서 올림픽 경기장 같은 곳에서 레드 제플린 

공연이 있었는데 멤버들 전부 흰머리에 완연한 노인네들인데 그 공연에 오바마 대통령이 앞에 앉아 관람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. 그래서 나도 레드 제플린과 똑같이 너의 H2O도 그렇게 해 주고 싶다 꿈은 꼭 이루어진다" 

이렇게 말했었다.

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 보았다.

그 시절 아버지께서 주신 사랑이 너무나 커서 아버지가 너무나 그리워서가 더 큰 이유다.